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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밥집

자숙 꼬막인데 ㅣ 명동밥집 조리팀장 수기 (김치현 크리스토폴)

  • 관리자

  • 2026-07-13

  • 조회 228

 

"이 자숙 꼬막을 집에서 해 먹으려면 데쳐서 먹어야 하나요?"


나이 지긋하신 봉사자 자매님이 해동 작업을 하고 있던 제 곁으로 다가와 물으셨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꽁꽁 얼어 있던 꼬막을 흐르는 물에 해동하고 있던 저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자숙(煮熟)'이라는 말 그대로라면 이미 한 번 익힌 꼬막입니다. 그렇다면 해동만 해서 먹어도 되는 걸까? 하지만 늘 팔팔 끓는 물에 한 번 더 데쳤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예, 한 번 데쳐 드시는 게 좋습니다. 저희도 해동한 뒤 다시 데쳐 사용합니다."


대답은 했지만 마음 한편이 찜찜했습니다. 조리를 이어가기 전에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이미 익힌 제품이라 해동 후 바로 먹어도 되지만, 냉동 제품은 위생과 비린내 제거를 위해 한 번 더 데치는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명동밥집에서는 그날 꼬막비빔밥을 준비했습니다. 꼬막은 쫄깃한 식감과 진한 감칠맛이 매력적인 식재료 입니다. 맛있는 꼬막비빔밥을 만들기 위해서는 꼬막만큼이나 양념장이 중요합니다. 양조간장을 기본으로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참기름을 넣고, 여기에 매콤함을 더해줄 청양고추&홍고추 다짐과 매실액, 맛술, 까나리액젓, 초장, 생강즙, 설탕, 참깨, 송송 썬 쪽파, 영양부추까지 더했습니다. 하나둘 넣다 보니 모두 열댓 가지 재료가 들어갔습니다. 혹시 잊어버릴까 봐 메모지에 적어가며 만들었습니다. 맛을 보니 지난번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유명한 꼬막비빔밥 전문점처럼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명동밥집을 찾아오시는 손님들께는 부담 없이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양념장이 되었습니다.


그날 명동밥집을 찾은 손님은 835명, 준비한 꼬막은 90kg이었습니다. 다행히 한 톨도 남김없이 모두 맛있게 드셨습니다.


봉사자님의 질문 하나가 저도 다시 배우게 한 하루였습니다. 익숙하게 반복하는 일이라도 한 번 더 이유를 확인하고, 더 정성껏 준비하는 마음. 명동밥집의 한 끼는 그렇게 많은 사람의 손길과 마음이 모여 완성됩니다.